저희 아이가 수업시간에 집중을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놀랐어요. 지금까지 집에서 큰 어려움 없이 아이를 키웠어요. 가족 모두 아이에게 관심이나 사랑을 많이 준다고 생각했는데, 아이가 수업에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어려서부터 개구진 모습이 있긴 했지만 아이니까 그러려니 했죠. 주변에 물어보고, 찾아보니 ADHD일 수도 있다고 하는데, 블록 만들기 같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할 때는 큰 소리로 불러도 못 들을 정도로 몇 시간이고 집중해요. 그런데 아이가 주의력 결핍이라는 게 이해가 안 돼요. 우리 아이 정말 ADHD 맞을까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는 초등학생 20명 중 1명에 해당하는 비교적 흔한 문제에요. ADHD는 보통 7세 이전에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조기발견하고, 치료와 개입을 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러나 7세까지는 큰 어려움을 못 느끼다가도 막상 초등학교 들어가며 수업시간에 주의집중이 어렵고, 집단활동에 참여하기가 어렵다거나 하는 문제로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아요. 초3까지 정도는 학업도 웬만큼 따라가는가 싶지만, 고학년이 될수록 학업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주의력과 끈기가 요구되는 학업 수행이 어려워질 수 있지요.
● 주의력과 집중력은 다르다.
"우리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할 때면 몇시간이고 집중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는데요."
집중력은 한 가지 활동에 몰두하는 능력이지만, ADHD아동의 경우, 자신이 관심 없는 분야의 활동에는 집중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주의력은 자신이 원하지 않더라도 집중력을 잘 분배하는 능력을 말해요. 예를 들어 선생님이 '자, 여기보세요!'하면 주의를 집중시킬 수 있는 능력이 주의력이에요. 주의력이 부족한 아이라면 주변 상황을 둘러보지 않고, 자신의 관심사에만 몰두하다가, 상황판단이 부족하게 돼요. 친구들과 놀 때도, 친구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을 하기도 해요. 그래서 다른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시비나 갈등이 많이 생기고, 아이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하게 이해도 못한 채로 억울한 감정이 쌓이게 돼요. 아이가 정말로 ADHD인지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전문기관,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으셔야 해요. 검사 이전에 간단히 체크리스트를 통해 검사가 필요한지 아니면 검사까지 필요할 정도는 아닌지를 미리 점검해 보는 체크리스트가 아래에 있으니 참고해보세요.
●ADHD 체크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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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별로 최소6개 이상이면 ADHD 의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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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주의(A) |
과잉행동.충동성(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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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주의하여 실수를 자주 저지른다. 2. 공부나 놀이를 할 때 집중 시간이 짧다. 3.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지 않는다. 4. 부모나 선생님이 시키는 일을 끝내지 못한다. 5. 숙제나 해야 할 일을 할 때 체계적으로 하지 못하고 항상 어수선하다. 6. 지속적인 주의 집중을 해야 하는 공부나 숙제를 싫어하고 회피한다. 7. 필요한 물건을 자주 잃어버린다. 8. 외부자극에 의해 쉽게 주의가 산만해진다. 9. 계획을 세워 체계적으로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
1. 손발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앉아서도 꼼지락거린다. 2. 교실처럼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하는 곳에서 수시로 자리에서 일어난다. 3. 요구하는 것을 금방 들어주지 않으면 흥분하거나 안절부절못한다. 4. 활동에 조용히 참여하지 못하고 돌아다닌다. 5. 기분이 수시로 변하고, 화를 잘 낸다. 6.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한다. 7. 질문이 끝나기 전에 불쑥 대답한다. 8. 차례를 기다리지 못한다. 9. 대화나 놀이를 할 때 자주 다른 사람의 활동을 방해하고 간섭한다. |
ADHD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전문가와 함께 치료방법에 대해서 같이 상의하시고 결정하는 게 가장 바람직해요.
●ADHD 치료방법
ADHD 치료 방법에는 약물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약물치료와 함께 심리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에요. 그러나 부모님 중에서는 자녀에게 약물 복용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약물 없이 가능한 치료방법에 대해서 궁금해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증상의 정도와 종류에 따라 약물치료가 필수가 아닐 수도 있고, 우선적으로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효과적인 경우가 있어요. 낮은 자존감이나 정서조절의 어려움, 친구관계의 어려움이 있는 ADHD 아동에게는 심리치료 개입이 도움이 돼요.
에디슨과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들이 ADHD였다고 하는 것처럼, 기발함과 무궁무진한 호기심, 창의성은 ADHD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강점이에요. 자신의 장점을 알고 재능을 찾아가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해요. 주변의 부정적 평가를 듣고, 자주 혼나는 경험이 반복되면, 낮은 자존감, 분노 조절의 어려움 등으로 학업이나 또래관계 문제가 생기면서 청소년기가 되면 더 큰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ADHD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예상하지 못한 여러 어려움을 겪으면서 심적으로 지치는 경우가 많을 수 밖에 없어요. 아이에 대해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지, 부모로서 어떤 태도로 아이를 대하는 게 좋을지, 부모역할을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깊으실 수밖에 없죠. ADHD 자녀를 위한 부모역할 교육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해요. 부모님이 아이에 대한 걱정과 불안으로 과연 '좋아질 수 있을까요?'라고 물으신다면, '물론입니다.'라고 답을 드릴 수 있겠어요. 자신의 강점을 알 수 있고, 자신의 실수와 경험으로부터 배우고 성장하는 아이는 자신의 인생을 누구보다 풍요롭게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으니까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