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20개월 아가를 키우고 있는 엄마예요. 아이가 18개월에 들어서면서 저를 난감하게 하는 행동들이 많아졌어요. 아이가 한 번 고집을 부리기 시작하면 울고 불고, 화내고, 저는 정신이 쏙 빠지고 때로는 감당하기가 벅차요. 하루에도 몇 번씩 아이와 전쟁을 치르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면 저도 모르게 아이에게 화도 내게 되고, 아이의 마음을 아프게 한 건 아닌지 걱정도 되더라고요. 전 아이의 마음이 너무 궁금하고, 이 아이를 이해하고 싶은데, 이럴 때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어머니의 고군분투 애쓰시는 모습과 아이를 사랑하기만 힘들고 버거운 마음이 느껴지네요. 아이가 고집을 부리기 시작하면 엄마는 혼란스러워져요. '이걸 받아줘야 하나? 아닌 것 같은데, 훈육해여 하나?' 아이는 울고 엄마는 우왕좌왕하게 되죠. 우리가 아이의 마음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왜 고집을 부리는지, 왜 우는지 때때로 변하는 아이의 감정이 무엇인지 안다면 육아가 조금은 수월할 것 같아요. 이 시기 아이의 정서발달을 이해한다면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는데 도움이 될 거예요.
혼자 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주세요~
이 시기의 아이는 혼자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면서 자율성도 커지고, 모든 영역에서 혼자하고 싶다는 욕구가 강해져요. 그래서 '내가 할 거야.'라는 욕구 표현과 자기주장이 가능해지고, 부모님 없이도 혼자서 만지고, 탐색하는 탐험가가 돼요. 아기 탐험가는 자신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시험해보기 위해서 부모가 화 날 수 있는 상황들을 반복적으로 만들기도 해요. 아이는 아직 해도 되고, 안 되는 행동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부모는 일관성 있는 기준을 가지고 반복해서 설명해주셔야 해요. 지나치게 통제하거나 스스로 해볼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아이는 성취감을 맛 볼기회를 잃어버리게 되지요.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운동능력을 향상하고,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을 통해 자신감을 느끼는 것이 이 시기 주요 과업이에요.
부정적인 감정도 받아주세요~
이제 아이는 좀 더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그 표현방법도 강해져요. 그래서 때로는 고집쟁이처럼 보이기도 하지요. 안 그러던 아이가 갑자기 화를 내거나, 툭하면 울기도 하고, 부모님의 표정이나 말투를 통해 서러운 감정을 느낄 수도 있어요. 아이의 정서발달에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에요. 아이의 정서발달을 위해서는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는 것이 좋아요. 부모님들은 특히 긍정적인 정서에 반응을 잘해줘요. '정말 기분이 좋구나.', '진짜 재미있구나.'등 웃으면서 정서 반응을 잘하시지요. 반대로 부정적인 정서에는 "괜찮아 그만 울어 뚝!", "안 아플 거야 우리 아기 착하지?", "울지도 않고 씩씩하다."등으로 화남, 불안, 무서움, 아픔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할 때 느끼면 안 되는 감정처럼, 마치 없는 감정처럼 말하는 경우가 많아요. 아이가 긍정적인 감정만 느끼고, 부정적인 감정은 꾹 참고 표현하지 않으면서 살기를 바라시는 부모님은 없겠죠? 부정적인 감정들을 계속해서 참거나 부인한다면 돌발행동이나 분노 폭발들의 문제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어요. 따라서 아이가 화도 내고, 짜증도 내고, 울어도 볼 수 있도록 감정은 수용해주고, 물건을 던지거나 때리는 행동에 대해서 하지 못하도록 반복해서 알려주어야 해요. '놀이터에서 더 놀고 싶은데 들어가야 해서 속상했어.', '젤리를 못 먹게 해서 엄마한테 화가 났어.'라고 다독여 주세요. 아이가 성장하면서 필요한 감정들을 적절히 사용할 수 있도록 부정적인 감정도 받아주세요.
우리 어른도 화나고 속상한 일이 있을 때 가까운 사람에게 공감받기를 원해요. '화가 나는 게 당연해!', '마음이 많이 상했지?'라고 내 마음을 알아주기만 해도 감정은 좀 누그러지고, 진정이 되죠. 우리 아이도 그렇답니다. 아이가 넘어지면 무릎을 먼저 보기보다 '거봐 내가 그럴 줄 알았어.'라고 나무라기보다 먼저 놀랐을 아이를 안아주세요. 아이의 마음을 먼저 살피는 부모가 되어주세요. 아이는 이러한 부모의 모습을 보고 자라면서 바람직한 방법으로 정서를 표현할 수 있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