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가정이 증가하는 요즘 시대에 집안일과 육아로 인한 갈등은 모두 부부의 고민이 아닐 수 없어요. 결혼하기 전에는 별 다른 고민이 없었지만, 막상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게 되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집안일과 육아 문제로 인해 스트레스가 발생하게 돼요. 더군다나 과거와 달리 맞벌이가 필수인 21세기 부부에게 가사분담을 현명하게 하는 것이 행복한 부부생활의 첫걸음이 아닐까 싶어요. 실제 부부상담을 하다 보면, 상담수의 사례들에서 가사분담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한 갈등을 초래하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가사분담의 갈등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예로부터 우리 사회는 유교적인 문화로 인해서 남성이 경제적인 핵심주체로 역할을 하고 여성은 집안일을 전담하는 고정관념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었어요. 여성은 교육이나 사회진출을 함에 있어서 남성에 비해 불이익이 존재했기 때문에 여성과 남성간 존재하는 불평등한 관계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세월이 많이 흐른 현재도 대부분의 가사를 여성들이 전담하는 경우를 많이 찾아볼 수 있어요.
가사를 전담하는 경우에 우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 것이라는 생각만 하기 쉬운데요. 식사 준비와 집안 청소 및 빨래, 육아 등 반복되는 가사활동을 하게 되면 신체적으로는 힘들지만, 집안일이라는 게 아무리 일을 해도 겉으로 전혀 티가 나지 않고 고생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들면 혼자 고생하고 있다는 억울한 생각과 배우자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섭섭한 생각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돼요. 직장일을 마치고 쉬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집에 돌아온 남편을 보고 있자면, 남편이 집안일에는 무심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마음이 들면서 아내는 그동안의 온갖 설움이 밀려오기 마련이죠. 남편 또한 직장일을 마치고 나름 집안 청소나 빨래 등의 일을 거들어주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내의 수고를 몰라준다고 생각하게 되는 순간 가사분담과 관련한 갈등이 발생하기 마련이에요.
가사분담,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것.
가사분담으로 인한 갈등을 해결하는 첫 번째 관문은 가사분담에 대한 남녀의 인식 차이를 전환하는 거예요. 부부상담을 하다 보면 대부분의 남편들이 보이는 공통된 반응은 "직장일로 바쁘고 힘들기는 하지만, 틈나는 대로 아내 일을 나름 돕도 있어요. 청소도 가끔 하고 쓰레기 분리수거도 해줘요"라는 식이다. 분명 남편들이 가사를 전혀 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지만, 핵심적인 문제는 가사를 여성이 주로 담당하는 것이고 남성은 보조적으로 도와주는 것이라는 사고방식에 있어요. 결론적으로 가사는 어떤 한쪽 성이 전담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눠서 해야 하는 일이라는 사고 전환이 필수적이에요.
통계청 발표자료에 따르면 맞벌이 가구의 경우 가사분담을 공평하게 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 가사노동시간을 보면 남성은 40분 여성은 3시간 14분으로 현격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어요. 가사분담에 대한 생각과 달리 현실 생활에서는 잘 실천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실제 부부들이 처한 현실이에요. 맞벌이 여성을 기준으로 얘기하자면, 직장에서 하루 종일 일하고 녹초가 되어 집에 돌아와서는 온갖 가사일을 해야 하고, 자녀도 양육해야 하는 현실이 얼마나 큰 스트레스 일지는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상상하기 어려울 거예요. 가사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오랜 기간 지속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여성이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는 부부관계를 비롯하여 자녀 양육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것이므로 가사분담을 현명하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에요.
현명한 가사분담은 행복한 결혼 생활의 필수요건!
만약 이 글을 보고 있는 부부에게 가사분담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경우라면, 결혼 기간과 상관없이 부부가 함께 가사분담 표를 작성할 것을 권하고 싶어요. 아마 가사분담 표를 작성해보자고 하면, 분명 부부 사이에 더 야박하게 이런 것까지 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는 남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해보는데요. 그냥 그때그때 눈에 보이는 가사를 하면 되지 않냐고 주장하기 십상이죠. 그러나 가사분담 표를 작성하여 사전에 가사업무를 나누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커다란 차이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해요. 가사분담을 사전에 하지 않는 경우 어느 한 쪽배우자가 혼자 집안일을 전단하게 될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부부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가사분담 표를 작성할 때는 반드시 부부가 함께 논의를 해야 하며, 집에서 하는 가사 업무를 나열한 후, 그다음에는 각각의 업무를 육하원칙에 따라서 누가/언제/무엇/어떻게 하는지를 기록해보기 바라요. 반드시 가사업무는 구체적으로 작성하여야 하고 매우 사소한 단위까지 세분화하여 나열하는 것이 좋아요. 부부가 같이 가사분담 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집안일이 얼마나 다양하고 단순한 업무가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될 수 있어요. 가사분담 표를 작성한 후에는 실천을 위한 대책도 마련해야 해요. 열심히 표를 만들고 실천하지 않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이기에 실천에 대한 보상과 벌칙을 정하게 되면 가사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 높아질 수 있어요.
가사분담 표를 작성하는 것이 가져다주는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생각하지만, 가사분담의 갈등이 본질적으로 상대에 대한 이해와 배려에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해요. 각자 맡은 일은 잘하면 아무 문제가 없지 않을까 생각하기보다는 항상 가사일을 하는 배우자가 얼마나 수고하고 있으며 힘들 것인지를 공감해주고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던져줘 보세요. 남편은 아내에게 "여보 오늘 하루 고생 많았어요", 아내는 남편에게 "여보 오늘 회사 일 하느라 스트레스 많았죠"이런 말 한마디 전달하는 것이 행복환 부부생활, 현명한 가사분담의 열쇠가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