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생후 3개월이 되면 기초적인 옹알이를 시작해요. 아이의 옹알이는 본격적인 말-언어 습득을 위한 기초과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처음에는 모음 소리인 '우-아-오'와 목구멍에서 나는 소리인 연구개음 'ㄱ,ㄲ,ㅋ' 자음이 가미된 '크, 쿵, 끄'등의 소리는 나기 시작해요. 주로 입의 앞쪽과 뒤쪽에서 시작하는 옹알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한 조음기관(입과 입술 등의 섭식과 구어 산출에 필요한 기관들)을 이용하면서 점차 다양한 자음 소리를 내며 구어를 확장하게 돼요.
특히 아이가 생후 6개월이 되면 자음과 모음이 결합된 형태인 음절을 산출하기 시작해요. 이 시기의 아이는 주로 '마마마', '바바바', '파파파'등의 두 입술이 부딪혀서 나는 자음인 양순음이 가미된 음절을 표현하기 시작해요. 때문에 본격적인 구어산출이 시작되는 이때를 많은 전문가들은 중요한 시기로 보고 있어요. 그런데 때때로 이 시기의 아이들은 옹알이가 멈춘 것 같이 느껴질 때도 있는데, 과연 왜 그런 걸까요?
먼저, 옹알이에 대한 반응을 생각해보세요.
누군가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의 리액션이 좋으면 말하기가 즐거워지죠. 상대방이 내가 하는 말에 주의를 기울이며 그만큼 관심이 있다는 마음이 느껴지기 때문이에요.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기 때문에 아이가 첫 옹알이를 산출하고 본격적인 구어를 확장하기 시작했을 때 보호자의 반응이 매우 중요해요. 엄마 아빠가 아이의 말을 듣고 어떻게 반응해주냐에 따라 아이의 말과 언어 발달에 영향을 미치게 돼요. 따라서 제때 옹알이를 시작했던 아이가 갑자기 옹알이를 멈춘 것 같다면 평소 보호자의 반응이 어땠는지 생각해보세요.
다음으로, 멈춘 옹알이를 확장하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 아이 말(baby talk) 이용
생후 3개월이 된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도 모국어 말소리를 변별하고 운율을 통해 타인의 감정을 읽을 수 있어요. 그만큼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아이들의 청/지각능력은 아주 어릴 때부터 고도로 발달해요. 때문에 옹알이를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은 아이에게는 긴 구어보다 짧은 말소리와 리듬감 있는 구어로 모델링(습득하고자 하는 목표 말소리나 행동을 제시하는 것)하는 것이 효과적이에요.
우리는 흔히 어린아이들에게 "식사는 하셨어요?", "지난 주말에 뭐를 하셨나요?"처럼 어려운 말을 사용하지 않아요. 대신 "맘마 먹었어?", "뭐했어?"등의 간단하고 운율감과 밝은 느낌이 느껴지는 구어를 사용하곤 하지요. 이듯 아기 말(baby talk)이란 아이 수준에 맞는 어휘(예:식사→맘마, 버스→빵빵)를 리듬감 있게 제공하는 말소리를 말해요. 특히 이제 막 말소리를 내기 시작한 아이에게 이러한 말소리 제공은 아이가 쉽게 목표 구어를 모방할 수 있도록 유도해요. 때때로 아주 어린아이에게도 성인과 대화하는 것처럼 반응하는 부모님도 계시는데요. 조금 어색하고 낯설지라도 아이의 효과적인 언어발달을 위해 아기 말은 필수적이에요.
* 청각장애 여부 확인
생후 2~3개월쯤이 되면 아이는 자연스레 옹알이를 시작하지만, 주양육자의 지속적인 호응에도 불구하고 옹알이를 하지 않는다면 청각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어요. 아이의 말소리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과 들리는 소리에 의해 강화를 받으며 발달하는데, 청각장애가 있다면 이와 같은 일들이 일어날 수 없기 때문이지요. 간혹 아이가 엄마 아빠가 부르는 소리에도 반응하지 않아 타인과 상호작용에 유의한 결함이 있는 자폐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를 의심하기도 해요. 자폐 장애를 진단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바로 청각장애의 여부예요. 그만큼 아이의 청각능력은 타인과 소통하는 가장 기초가 되는 기능이므로 만약 아이가 옹알이를 멈춘다면 구체적인 검사를 통해 청각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 지나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기보다 아이에게 문제를 발견했다면 재빨리 이를 알아채고 필요한 자원을 제공해야 해요. 특히 생후 6~8개월 옹알이는 말-언어 발달의 초석이므로 이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주의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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