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실컷 잘 놀다가도 집에 갈 시간이 되면 불안해하는 아이들이 있어요. 부모보다 자신을 돌봐주는 조부모나 보모가 더 좋다고 하는 아이들도 많아요. 맞벌이 부부의 자녀들이 하는 행동으로 꼽을 수 있어요. 엄마, 아빠 모두가 일을 하고 있어서 가정에서 사랑과 주의를 기울여주는 대상이 없거나 집단 분위기가 유쾌하지 않을수록 아이들은 집과 멀어지게 돼요.
맞벌이 부모는 아이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자녀와 유대감을 형성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요. 그래서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함께 보내든 시간이 많은 유치원 선생님이나 보모를 더 따르게 돼요. 부모가 자주 집을 비우거나 부부 사이가 좋지 않아 다투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에도 아이들은 집에 가기를 싫어해요.
겉으로 보기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도 집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있어요. 가족이 서로에게는 관심이 없거나, 부모 또는 가족 중 한 사람이 우울증을 앓고 있더나, 고부 갈등이 심한 경우에도 아이는 정서적으로 불안감을 느끼고, 집이나 부모를 피하려고 해요.
꼭 부모가 아니어도 아이가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대상이 있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되물을 수도 있어요. 물론 아이들은 유치원 선생님이나 보모, 조부모를 통해서 애정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자아발달에 필수적인 정서적 안정감 형성에 문제가 생기게 돼요.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생활하는 동안 친구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고 고집이 세며 감정이나 행동 조절을 잘못하기도 해요.
아이들과의 대화는 '용건만 간단히'가 아니라 구구절절 자세하게!
아이들이 잘 따르는 유치원 선생님이나 할머니, 할아버지의 양육태도를 가만히 살펴보면 아이가 울면 그칠 때까지 달래주고, 아이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수용적인 태도를 보여요. 반면 부모는 아이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앞선 나머지 잘못된 행동을 하면 그 즉시 지적해서 고치려고 노력해요.
사실 아이와 친밀감을 형성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자세는 뭔가를 가르쳐야 한다는 마음을 잠시 접는 거예요. 부모가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재미있게 하도록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대할 때 아이는 마음의 문을 열게 돼요.
또 대화를 할때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야 해요. 아이들은 어른처럼 길고 논리적으로 말하는 부분이 부족하므로 중간에 '아아!', '그렇구나'등의 추임새를 넣어 이야기를 즐겁게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아요. 아이는 대화가 길어지면 앞에서 자신이 한 말을 잊어버릴 수도 있어요. 이때는 부모가 아이가 했던 말을 정리해주는 것이 좋은데요, 만약 아이가 움츠러들어하던 말을 멈추면 부모는 '내가 지금 화가 나있지는 않는지'생각해봐야 해요. 만약 부모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아이에게 바로 사과해야 해요.
아빠들은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로 자녀와의 대화를 귀찮아하는 경우가 많아요. 녹초가 된 채 집에 오면 말할 기분이 아닐 수도 있어요. 하지만 행복한 가족이라면 서로의 슬픔, 어려움을 나누고 비워내도록 도와야 해요. '용건만 간단히'가 아닌 일상의 소소한 일들을 소재로 구구절절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감정이 전달되고 마음이 통하게 돼요. 사람들은 소통하지 못할 때 살맛이 나지 않는다고 느끼게 돼요. 이렇게 서로 소통하는 가정에서는 가족 모두가 함께 기쁨을 느낄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