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7개월 된 우리 아기,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며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요. 그런데 아기가 울 때면 초보 엄마인 저는 아직 능숙하게 대응을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은 아기가 울면 우선 가서 살펴보고, 제가 추측한 대로 여러 가지 반응(수유, 기저귀 갈기, 안아주기 등)을 해주는데, 아기의 요구를 빨리 알아차리지 못해 울음이 바로 그치지 않는 경우에는 좀 답답하기도 하고 아기에게 미안하기도 해요. 그리고, 이렇게 열심히 반응해주다 보면 너무 지치고 힘들 때도 있고, 내가 아기 요구를 너무 바로바로 들어줘서 아기가 참을성이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될 때도 있어요. 아기 울음에 어떻게 반응해주는 것이 현명할까요?
A. 현재 정성을 다해 양육을 하고 계시지만 지금 하고 있는 방법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계신 것 같아요. 아직 돌이 되지 않은 우리 아기의 울음에 반응해주는 방법에 대해 답변드려요.
아기의 발달에 따라 중요한 양육 덕목은 달라질 수 있는데, 생후 1년까지 중요한 양육태도는 민감성과 반응성이에요.
민감성은 아기를 잘 관찰하고 아이가 원하는 것, 필요로 하는 것을 민감하게 알아차리는 거예요.
아기를 처음 키우는 초보 부모의 경우 아기의 울음으로 아기 욕구와 필요를 알아차리는 것이 당연히 어려울 수 있어요. 그래도 여러 육아 정보를 참고하고, 우리 아기를 잘 관찰하고 돌보다 보면 시행착오를 거쳐 우리 아기에 대한 민감성을 키울 수 있어요. 아기가 우는 원인을 잘 파악하려면 아기의 성향, 컨디션, 우는 모습, 울음소리, 울음의 맥락(전후 상황)을 잘 살펴야겠지요. 그래야 아파서인지, 졸려서인지, 안아달라는 건지, 기저귀를 갈아 달란 건지, 배가 고픈 건지, 더워서인지, 화가 난 건지, 나가자고 하는 건지, 등을 알아차리는데 도움이 될 거예요. 그리고 이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로 아기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지는 않으셔도 돼요. 부모가 적극적으로 아기 울음의 원인을 찾으려고 노력한다는 것 자체로 잘하고 계신 것이고, 부모의 파악 능력은 점점 더 향상되어 갈 거예요. 우리 아기의 울음의 원인은 전문가가 아니라 아기를 계속 관찰하며 돌봐온 부모가 제일 잘 알 수 있게 될 거예요.
반응성은 아기의 의사소통 신호에 부모가 신속하고 적절하게 반응하는 거예요.
말을 하기 전까지 아기의 주요 의사소통 방법은 울음이에요. 아기가 울음으로 부모에게 신호를 보냈을 때 부모는 바로 아기에게 다가가서 반응을 해주는 것이 바람직해요. 아기가 말을 못 알아들어도 아기에게 다가가 아기를 바라보며 "우리 아기, 뭐가 불편해?", "아~ 배고프구나, 맘마 줄게, 조금만 기다려" 같은 식으로 응답을 해주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야 아기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자신에게 호의적이라는 느낌을 받고 신뢰감을 갖게 되며, 자신의 의사소통 능력에 대한 자신감, 더 나아가서는 자기 자신에 대해 긍정적 느낌을 가질 수 있어요. 즉, 인간 성격의 기초가 되는 신뢰감, 긍정적 타인 지각, 자기 지각을 형성하는데 양육자의 반응성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거예요.
부모가 아기 요구를 빠르게 충족시켜 주지 못해 아기 울음이 길어질 때에도 중간중간 반응을 해주는 것이 중요해요. 예를 들어 아기가 배고프다고 울어서 분유나 이유식을 준비할 때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고, 부모가 이 작업을 하는 동안 아기는 계속 울 수 있어요. 이 동안에 부모는 아기를 쳐다보며 "배고프지~, 엄마가 지금 맘마 준비하고 있어. 조금만 기다려 줘"라고 말하며 부모가 아기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세요. 그렇게 하면 아기는 좀 더 참고 기다릴 수 있어요. 이와 같이 적절한 반응은 아기의 조절 능력을 향상하는데 도움이 돼요.
아기가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월령(18개월~24개월)이 되기 전까지는 가능한 신속하게 행동 반응을 해주며 아기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필요해요. 아기에게 조금씩 기다릴 줄 알게 연습시키는 것은 그 이후부터예요. 이때에도 언어적인 반응을 계속해주면서 기다리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 필요해요.
아기가 아무리 울어도 부모의 반응이 없다면 아기는 어떤 감정을 느낄까요? 아기는 '내가 아무리 도움을 요청해도 세상은 나에게 반응이 없구나, 나는 중요하지 않는 존재야, 나는 거절당했어'라는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분노, 자신에 대한 무기력감과 낮은 가치감, 거부감을 갖게 되고, 이렇게 생애 초기에 쌓인 부정적 경험은 아기가 자라면서 대인관계를 형성하는데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최악의 경우 성인이 되었을 때 성격장애를 형성하기도 해요. 내가 만일 아기 울음에 반응하는 것이 아주 힘들고 귀찮은 부모라면 우울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부모 먼저 마음의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해요.
민감하고 반응적인 부모 역할은 힘들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어요.
민감하고 반응적인 양육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에요. 부모의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치기도 하실 거예요. 그러나, 이것은 생후 1년간 아기의 인격 형성에 꼭 필요한 양육행동이고, 그만큼 가치가 있는 일이에요. 이렇게 정성 들여 키운 아기는 세상과 타인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감을 갖고 긍정적인 자기상을 갖고 살아갈 것이며, 부모에게 받은 방식대로 타인을 대하고 자기 자녀를 키울 거예요.
Adviser_허그맘 허그인 심리상담센터 부천상동점 곽은영 심리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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